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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SK가 김광현(31)의 미국 메이저리그(ML) 도전을 놓고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ML 무대를 밟으려던 김광현은 한 시즌 더 SK의 에이스 중책을 맡아야할 수도 있다.
SK 좌완 에이스이자 국가대표 투수로서 꾸준히 마운드를 지켜온 김광현의 최종 목표는 ML 진출이다. 김광현을 향한 ML의 관심 역시 꾸준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30일 “김광현의 이름을 기억해야한다. 김광현이 다음 시즌 ML 진출을 원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속팀인 SK가 이를 고민하고 있다”며 김광현의 미국 진출 여부를 집중조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시즌 김광현의 선발 등판 때마다 다수의 ML 스카우터들이 경기장을 찾아 그의 컨디션을 확인했다. 김광현 역시 실력으로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올시즌 총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190.1이닝을 소화했고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기대보다 낮은 시장 평가에 꿈을 접어야만 했던 김광현에게 올시즌은 사실상 미국 진출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김광현은 지난 2014년 시즌 이후 ML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경쟁)을 통해 한 차례 미국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샌디에이고가 우선협상권을 확보해 미국 진출의 길이 열리는 듯 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보여 미국행을 유보했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200만 달러를 제의했다. 큰 꿈을 품고 도전장을 던졌던 김광현에게 턱없이 부족한 제안이었다.
올시즌 상황은 다르다. 지난해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김광현의 기량과 나이로 볼 때 올해가 미국 진출의 적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타이밍 싸움이다. 김광현과 SK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ML FA 시장은 이미 열렸다.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하고, 도전 여부를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ML 상황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11월 중순까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12월 초에 ML 윈터미팅이 진행된다. 그 전까지는 입장을 확실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과 SK의 계약기간은 내년까지다. SK의 동의없인 해외 진출이 불가능하다. 미국 진출 여부를 확실히 결정해야만 12월 초 윈터미팅에서 김광현 영입전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SK의 공식적인 스탠스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고, 김광현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정도다. 프리미어12 대회를 마친 뒤 김광현과 최종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공식화할 예정이다. 프리미어12에서 김광현이 엄청난 활약을 하며 ‘디펜딩 챔피언’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여론이 들썩이면 김광현의 미국행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제 2의 전성기를 활짝 연 김광현은 ‘꿈의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그 무대로 가는 문의 열쇠는 SK가 쥐고 있다. 프리미어12를 마친 뒤 의견조율 단계를 거쳐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현 시점에서 SK는 오매불망 김광현만 바라보고 있다. 내년 대권에 재도전하기 위해선 김광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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