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v.daum.net/v/20220815000139213
『악마의 시』 저자로 이슬람권의 위협을 받았던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5)가 미국 강연 무대에서 흉기에 찔려 입원한 지 하루 만인 13일(현지시간) 의식을 찾고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공격범인 레바논계 미국인 하디 마타르(24)는 2급 살인미수와 폭행 혐의로 이날 기소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루슈디의 대변인 앤드루 와일리는 이날 “루슈디는 전날 수술을 받은 직후 인공호흡기를 착용했지만, 하루가 지난 후 말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와일리 대변인은 루슈디가 한쪽 눈을 잃을 것으로 보이며, 팔 신경이 절단되고 간도 손상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뉴욕주 서부 셔터쿼에서 강연을 위해 무대에 올랐던 루슈디는 갑자기 달려든 마타르에게 흉기로 찔려 중상을 입었다. 검찰 조사 결과 마타르는 루슈디를 흉기로 약 10회 정도 찌른 것으로 파악됐다.
마타르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타르의 부모는 레바논 남부 야룬시에 살다가 미국으로 이주해 마타르를 낳았다. 알리 테흐페 야룬시 시장은 그의 부모가 야룬 출신임을 확인해줬지만, 부모가 레바논에 기반을 둔 시아파 이슬람 무장조직인 헤즈볼라와 관련이 있거나 지지자였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란 혁명수비대와의 연관성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NBC뉴욕은 이번 수사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수사당국이 마타르의 SNS 계정들을 분석한 결과 그가 시아파 극단주의와 이란 혁명수비대에 심정적으로 동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발행하는 신문 카이한은 14일 자 1면에 “루슈디가 신의 복수를 받았다”는 기사를 썼다고 NYT가 전했다.
루슈디는 1981년 저서 『한밤의 아이들』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다 지난 1989년 이슬람의 예언자 모하마드를 모독하는 내용의 소설 『악마의 시』를 썼다는 이유로 암살 위협을 받으며 살아왔다. 당시 이란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유례없는 공개 ‘처단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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