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 악필 오죽하면… “이게 무슨 글자냐” 시험 채점때 교사 토론

작성자 이기자1
작성일 2023-06-13 23:27 | 36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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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중동고등학교에선 교과 수업 대신 ‘글씨 바르게 쓰기’ 강좌가 열렸다. 캘리그라피 강사가 1학년 학생 31명에게 “단어를 균형감 있게 덩어리 지어 쓰라”고 요령을 알려주자, 학생들은 5분간 A4 용지에 학교 교가를 써내려갔다. 집중했지만 알아보기 힘든 ‘지렁이 글씨’가 속출했다. 서로 글씨를 보며 “초딩도 이것보단 잘 쓰겠다”며 웃었다.

18일 서울 중동고 1학년 학생들이 ‘글씨 바르게 쓰기’ 수업 시간에 작성한 노트 필기(위)와 직접 쓴 교가 가사. 악필이라 알아보기가 어렵다. 손글씨에 서툰 학생들이 급증하자 이 학교는 올해 1학년을 대상으로 한글 쓰기 수업을 시작했다. /윤상진 기자

이 학교는 올해 1학년 학생 360명을 대상으로 한글 쓰기 수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의 ‘키보드’에 익숙해지면서 손 글씨에 서툰 학생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명학 교장은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글씨는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중요한 소통 방법”이라며 “성인이 되기 전에 바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학교는 7월 ‘글씨 쓰기 대회’를 열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 만수북중 박정현 국어교사는 “10년 전엔 잘 쓰는 학생이 한 반에 3~4명은 있었지만 지금은 한 명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시험 기간이면 교사끼리 학생이 써낸 답안을 두고 어떤 글자인지 ‘토론’하는 풍경도 빈번해졌다고 한다. 서울 한 고등학교 영어 교사는 “어떤 글자인지 헷갈려서 그 학생이 이전 시험에 썼던 답안을 다시 꺼내 ‘필적 확인’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시험 때마다 ‘판독’이 어려운 글씨가 속출한다는 것이다.

http://v.daum.net/v/2023052203041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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